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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DA란 무엇인가-병렬 연산을 해방시킨 GPU의 언어

헤리호 2025. 6. 1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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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PU는 원래 '계산기'가 아니었다

1990년대 후반까지,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말 그대로 그래픽 전용 장치였다.
버텍스(Vertex) 계산, 픽셀 음영 처리, 3D 렌더링 등을 위해 만들어진 이 장치는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보다 빠르게, 보다 사실적으로 그래픽을 그려라.”

그러나 2000년대를 거치며, GPU의 수많은 코어가 단순 반복 계산에 탁월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GPU는 프로그래머가 직접 연산용으로 사용하기엔 너무 폐쇄적이었다.


2. CUDA의 등장 – GPU를 ‘범용 계산기’로 만든 계기

▪️ 2006년, NVIDIA는 **CUDA (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발표한다.

“GPU를 그래픽 전용이 아닌, 범용 계산 장치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길을 열자.”

CUDA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제공했다:

  • C 언어와 유사한 문법으로 GPU 코어에 직접 명령 가능
  • CPU에서 데이터를 보내고, GPU에서 병렬 연산을 수행한 후 결과를 다시 받는 전체 워크플로우 지원
  • GPU 자원을 효율적으로 나누는 스레드, 블록, 그리드 개념 제공

즉, CUDA는 GPU를 연산 플랫폼으로 해방시킨 언어이자 인터페이스였다.


3. 구조 이해: GPU 연산의 3단계

① 데이터 전송 CPU(Host) → GPU(Device)로 연산할 데이터 복사
② 커널 실행 CUDA 커널(C 코드 유사 함수)을 GPU 코어에서 수천 개 병렬 실행
③ 결과 수신 GPU에서 연산 완료 후, CPU로 다시 결과 복사
 

CUDA는 위와 같은 병렬 연산 흐름을 자동으로 분산,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4. CUDA의 기술적 철학: ‘SIMT’ 패러다임

▪️ GPU 병렬 구조는 SIMT(Single Instruction, Multiple Threads) 방식

  • 같은 명령어를 수많은 스레드가 서로 다른 데이터에 적용
  • 이 구조는 이미지 처리, AI 학습, 행렬 연산처럼 반복 구조에 강력함

▪️ 예시: 이미지 필터 적용

  CPU GPU+CUDA
필터 연산 방식 하나씩 차례로 적용 (직렬) 수천 개 스레드가 동시에 처리 (병렬)
소요 시간 10분 30초
 

5. CUDA가 세상을 바꾼 분야들

인공지능 (AI) PyTorch, TensorFlow에서 모델 학습 시 GPU 가속 필수
과학 계산 분자 시뮬레이션, 유체역학, 수치해석
영상 처리 딥페이크, 실시간 인식, 고속 필터 처리
금융 공학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위험 평가
자율주행 실시간 라이다 분석, 이미지 인식 처리
 

6. CUDA의 혁신적 결과: AI 혁명의 기폭제

▪️ 2012년, 'AlexNet'이 CUDA GPU로 학습하며 딥러닝 대회 ImageNet 우승

  • CPU로는 수 주 걸릴 학습을 CUDA GPU로 수일 만에 완료
  • 이후 딥러닝 붐이 일어나며, CUDA는 AI 산업의 표준이 됨

▪️ 오늘날 AI 인프라의 기본은 "NVIDIA GPU + CUDA"


7. CUDA를 통해 보는 기술의 철학

CUDA는 단지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니다.
그것은 기존에 한정된 자원을 '범용성'으로 전환시킨 철학적 도약이었다.

  • 복잡한 제어보다, 단순한 반복에 집중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발상
  • 단순한 코어도, 적절한 구조와 언어가 주어지면 강력한 연산자가 된다는 증명

8. 마무리: 기술을 교양의 언어로 바꾸다

‘Heritage & Horology’는 전통과 기술, 미학과 진화의 교차점을 탐구한다.
CUDA는 단지 병렬 연산을 빠르게 만든 것이 아니라,
'기술도 철학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 도구다.

당신이 바라보는 컴퓨터 속 GPU가
단순한 칩이 아닌,
거대한 연산 철학의 조형물로 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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