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와 브랜드/브랜드별 모델 분석

손목 위의 혁명: 까르띠에 산토스의 탄생

헤리호 2025. 6. 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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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늘을 나는 남자를 위해 손목 위에 시간을 올려드릴게요.”

– 루이 까르띠에, 1904년


✦ 시계학의 흐름을 바꾼 순간

1904년, 파리의 한 보석상과 브라질 출신의 항공 개척자가 만나 시계의 미래를 다시 썼습니다.
당시 회중시계는 남성의 상징이자 시간 확인의 도구였지만, 조종간을 잡고 하늘을 나는 남자에게 그것은 결코 실용적인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알베르토 산토스-뒤몽(Alberto Santos-Dumont)은 루이 까르띠에(Louis Cartier)에게 불편을 토로했고, 루이는 그 요청에 예술과 기술로 답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현대 손목시계의 시초이자 디자인 아이콘이 된 까르띠에 산토스였습니다.


✦ 손목시계의 개념을 다시 쓰다

1904년 제작된 오리지널 산토스는 그 자체로 시대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당시 손목시계는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며, 남성들이 착용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산토스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습니다.

  • 사각형 케이스: 전통적인 둥근 회중시계와 대비되는 대담한 선택
  • 노출된 나사: 단순한 기능 요소를 디자인의 핵심으로 승화
  • 로마 숫자 인덱스선명한 레일웨이 미닛 트랙
  • 가죽 스트랩: 손목에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실용성 추구
  • 사파이어 카보숑이 장식된 크라운

이 디자인은 파리의 산업적 미학, 특히 에펠탑의 리벳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기능과 장식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 단순한 도구가 아닌 스타일의 탄생

까르띠에는 단지 조종사가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든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하나의 문화적 상징을 탄생시켰습니다.
산토스는 패션과 실용성, 그리고 기술 혁신이 결합된 최초의 남성용 손목시계로, 이후 등장하는 수많은 시계 디자인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까르띠에는 단순한 요청에 기능만으로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디자인 언어로 응답했고, 그 언어는 오늘날까지도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 유산의 씨앗이 된 순간

1904년의 산토스는 비록 단 한 사람을 위한 시계였지만, 그 영향력은 전 세계 남성의 손목에 닿았습니다.
이후 1911년 상업 생산을 시작하며 까르띠에 산토스는 단순한 ‘파일럿 워치’를 넘어, 현대 시계 디자인의 조상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계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같은 철학을 담아 제작되고 있습니다.
"기능은 아름다워야 한다" – 산토스는 이 정신을 시계라는 형태로 구현한 까르띠에의 대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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